회귀수선전

회귀수선전

작가 : 엄청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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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현 (0~4회차)

  • #웹소설
  • #선협
  • #회귀물
  • #캐릭터분석
가오리양반2025.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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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협이란
먼저 회귀수선전의 장르인 선협 소설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설명해보고자 한다. 선협 소설은 한국보다는 중국에서 유행하는 장르였다. 회귀수선전 또한 중국의 대표적인 선협 소설의 제목인 범인수선전(한국에 들어오며 학사신공으로 제목이 번역되었다)의 오마주이다. 신선이 나오는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좋은데 흔히 공부해온 고전 소설에서 나오는 신선들과 차이가 있다. 고전 소설에서 나오는 신선들은 주로 도를 닦아 등선한 존재들로 매우 고결하고 인간들에게 가르침을 내려주는 존재들로 묘사된다. 하지만 선협 소설의 신선들은 단순히 신선이 될 자질을 타고난 인간들에 불과하며 신선이 되어 영생을 누리기 위해, 권력을 위해, 자신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인간성이 존재하지 않는 존재로 묘사된다. 선인들 사이에도 경지의 고저가 존재하여 높은 경지의 신선이 경지가 낮은 존재들을 핍박하는 것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세계관을 가진 것이 선협이란 장르다. 선협이라는 생소한 장르와 회귀수선전 특유의 방대한 설정으로 각주를 많이 넣었기에 글이 다소 난잡할 수 있다.

2. 0회차
회귀수선전은 무한 회귀 능력을 각성한 서은현의 이야기이다. 이번 글에서는 극초반부에 해당하는 0~4회차의 이야기를 해볼 것이다. 0회차 파트에서는 이야기의 배경을 설명하겠다. 서은현은 SJD컴퍼니의 직원으로 부서 사람들과 워크샵을 가던 도중 산사태에 휘말려 부서 사람들과 함께 선협 세계로 이동한다. 선협 세계에 떨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승(인간계에서 신선계로 올라가는 행위)을 준비하던 고위 수도자(신선의 길을 걷는 자들을 칭하는 말)들을 만난다. 함께 선협 세계로 떨어진 전명훈 대리, 강민희 대리, 김연 주임, 오현석 차장, 오혜서 대리는 특별한 자질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들에게 납치당하여 비승하게 되고 서은현과 김영훈 부장은 버려진다. 이후 김영훈 부장은 무공에 있어 하늘이 내린 재능을 가지고 있었기에 천하제일인이 되고 아무런 재능도 능력도 없던 서은현은 시골에서 약초꾼으로 살다가 수명이 다하여 생을 마감한다. 0회차의 생을 마감한 서은현은 다시 첫날로 돌아가며자신이 가진 능력이 회귀(回歸)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서은현은 다음 생을 살아간다.

3. 1, 2회차: 하늘이 내린 천재(天材)와 하늘이 버린 둔재(鈍材)
1회차와 2회차의 포인트는 하늘이 내린 천재인 김영훈과 하늘이 버린 둔재인 서은현을 동시에 보여주어 그의 재능이 얼마나 처참한지를 묘사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중년의 몸으로 무공을 익히기 시작해 단숨에 전설 상의 경지 오기조원(수백 년에 한번 도달한 자가 나온다는 경지로 무공의 경지는 '삼류->이류->일류->절정 초/중기 -> 절정 후기: 삼화취정 -> 오기조원'으로 나뉜다)에 도달하는 재능을 가진 김영훈이 1회차에 주로 묘사된다. 김영훈은 역사에 다시 없을 천재라는 묘사가 끊임 없이 나오며 그의 강함을 보여주었다. 반대로 2회차에서는 서은현의 처참한 재능에 대하여 묘사하였다. 1회차에서 부터 무공을 익혀온 서은현이지만 그는 희대의 천재 김영훈의 꾸준한 가르침 그리고 김영훈이 서은현을 위해 만든 무공인 단악검법(斷岳劍法)을 익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회차의 생을 끝 마칠 때까지 일류 후기에 도달하는 것에 그친다.
1, 2회차에서는 두명의 무림인을 보여주며 동시에 한낱 범인(신선의 자질이 없는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 처 봤자 수도자에게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회차가 끝나갈 시점 오기조원의 경지에 도달한 김영훈이 수도자들을 상대하여 알게 된 사실이 있었는데 오기조원의 경지에 이른 범인이 상대 가능한 수도자는 축기기에 도달한 수도자가 한계라는 것이다. 축기기는 15개로 나뉜 수도자의 경지 중 밑에서 2번째로 무공으로 따지면 이류에 불과한 밑바닥이다. 이 과정에서 김영훈은 한 가지 무공을 만드는데 이 무공의 이름이 월수궁무록(越修窮武錄)으로 후대의 사람들이 수도자로부터 도망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탄생한 무공이었다. 이 월수궁무록은 서은현을 통하여 2회차의 김영훈에게 전달되며 이를 익힌 2회차의 김영훈이 축기기의 수도자를 간신히 죽이는 것에 성공했지만 바로 다음 날 50명에 달하는 축기기 수도자들이 김영훈을 죽이기 위해 찾아온다. 즉 수도자 또한 여러 세력이 있고 그 세력 안에는 무림 최고수와 맞먹는 괴물이 셀 수 없이 많다는 것이다. 겨우 도망친 2회차의 김영훈이 월수궁무록을 발전시켜 조수월무록(眺修越武錄)을 창안하여 서은현에게 전달하는데 이 무공의 이름이 담은 뜻은 '그렇게나 수도자를 바라봤음에도(眺修) 그저 일반적인 무공을 넘어서는 것 외엔(越武) 별볼일 없는 기록(錄)'으로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서은현의 절망적인 재능과 절규보다도 더 안타까웠다.

4. 3회차: 조문도석사가의(朝聞道夕死可矣)
3회차는 서은현의 캐릭터성을 확실히 보여준 에피소드이다. 회귀 직후 서은현은 절정의 경지의 도달하기 위해 수련을 시작하고 마침내 깨달음이 찾아오지만 팔의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검과 깨달음을 놓아버리며

라고 울부짖는다. 그 후의 행적은 처참하기 그지 없는데 둔재가 천재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천재보다 미쳐야한다며 수명이 다하여 죽을 날에 가까워 질 때까지 끝없이 비무를 하고 단 하루도 아니 한 순간도 쉬지 않고 검을 휘두르며 쉬지 않고 수련한다. 주기적으로 김영훈의 지도를 받기도 하였는데. 김영훈이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고 되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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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외치기도 하는 등 간절함을 보여주었다. 김영훈은 안타까워하며 그에게 새로운 무공을 선물하고 떠난다. 이 후 삶의 끝이 다가올 시점 김영훈이 찾아오지 않아 서은현은 그가 죽었다고 여겼으나 죽어가는 김영훈이 찾아와 오기조원의 너머의 경지에 발을 들인 것을 알리며(이 과정에서 저택이나 다름 없던 서은현의 집을 폭발 시킨다...) 죽음을 맞이하고 직후 찾아온 수도자에 의하여 강시(시체를 이용해 만든 일종의 병기)가 되어 서은현과 싸운다. 그 싸움에서 서은현은 죽음을 맞이하지만 절정의 경지에 이르는 것에 성공하며 끈질기고 끈질겼던 3회차의 삶을 마무리했다.

5. 4회차: 연단
4회차는 회귀수선전의 주제 중 하나를 보여준 에피소드이다. 4회차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수련을 위해 연국 황실의 암중호위대로 들어간 서은현이 암살자들을 처단하는 과정에서 황실이 수도가문 중 하나인 막리세가의 산하라는 것을 알게 되고 차후 김영훈을 통하여 막리세가가 범인들을 잡아서 산채로 갈아 단약을 만드는 연단사 가문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진씨세가와 연합하여 황실을 공격한다.
이번 회차에서 내가 주목한 파트는 2가지다. 하나는 황실 침공 당시 암중호위대의 대주와 서은현의 대화인데 서은현은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하는게 좋지 않냐며 황실의 진상을 알고 있음에도 그들을 따르는 이유를 묻자 그는
"막리세가는 범인을 가축 취급하고, 진씨세가는 범인을 도구 취급한다. 어느 쪽이든 악이라면 나는 지금의 충의(忠意)를 지키겠다."고 말한다. 대주의 이 대사는 막리세가는 악이지만 그 또한 악인(惡人)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해주었다.
다음으로 주목한 부분은 최종전인데 서은현이 황태자 막리현과 맞서 싸우며 절정 후기(삼화취정)의 경지에 올랐지만 결국 목이 잘리고 만다. 허나 목이 잘린 몸이 멈추지 않고 검을 휘둘러 막리현을 죽이는 것에 성공한다. 한평생 타인을 연단(硏丹)해온 자가 한평생 스스로를 연단(練緞)해온 서은현에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회귀수선전 나름의 인간찬가를 보여주었다. 이 부분은 회귀수선전의 주제 중 하나인 남의 것으로 쌓아올린 산은 언젠가 무너지지만 스스로를 깎아 만든 산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를 잘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6. 회귀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서은현이 자신의 능력인 무한 회귀를 대하는 태도이다. 대표적인 무한 회귀 능력자로 '전지적 독자 시점'의 유중혁이 있다. 유중혁은 자신의 무한 회귀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실패에 가까워지면 죽음을 선택해 다음 회차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한다는 방식으로 능력을 사용하여 주인공인 김독자에게 개복치라고 불리기도 한다.
반대로 서은현은 회귀를 하는 순간 자신이 쌓아 올린 모든 것이 자신과 함께 했던 인연들이 사라진다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초반부와 중반부의 서은현이 강해지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이유는 이세계로 오며 각성한 무한 회귀라는 저주를 지구로 돌아가 끊어내기 위함이며 후반부에 들어서도 걸어야할 과정이 달라졌을 뿐 회귀를 끊어 낸다는 목적은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다른 선협물에서 흔히 나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해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들과 달리 서은현은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죽는 것은 회귀를 끊어내는 것만 못하다고 여겨 언제나 정도(正道)를 걸으려 노력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쌓아 올린 것들을, 자신과 함께 했던 인연들을 소중히 여기며 동시에 아침에 깨달음을 얻을 수만 있다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마음을 가진 인물을 통하여 모든 생에 최선을 다 하면서도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는 회귀를 혐오하는 무한 회귀자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탄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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