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자는 어느 아침, 자신 집의 소파가 좁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돈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가구점이 생활권 외이기에, 주인공은 식칼을 빼들고 옆집으로 향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화자는 강도입니다.
(화자가 1절과 2절이 다르다는 해석도 있지만 저는 일단 같다고 하겠습니다.)
화자는 다시 어느 낮, 죽어가는 당신(아내)에게 꽃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돈이 부족하다 못해 없어서, 꽃을 살 예산이 없었습니다.
마침 생각해보니, 이웃 꽃가게가 정기 휴일이였네요.
꽃을 훔치러 주인공은 꽃가게로 향했습니다.
어느 밤, 화자는 당신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하게 됩니다.
정황상, 이웃 꽃가게 주인이 사정을 듣고 꽃을 훔친 일을 캐묻지조차 않은 것 같네요.
그런 상황에서, 화자는 한가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강도와 꽃다발 사이에 뭔가 다른점이 있나요.
그게 뭐가 다르기는 한건가요.
이 노래의 메인 주제라고도 생각되는 가사인데요.
작품을 듣는 청자의 입장에서, 1절은 화자가 미친놈 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suis의 목소리가 비교적 담담하다는 점도 있고.
돈은 있지만 귀찮다는 듯이 강도질을 하러 가는 주인공의 행동 또한 한몫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2절에서는, 그의 강도질이 무언가 용서받을 기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내가 병에 걸려 죽어간다니요...
실제로 가사에서도 꽃집 주인이 용서한 것으로 보이구요.
뭔가....
청자는 뭔가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족, 연인, 그리고 죽음은 문학에서 무언가의 치트키가 되곤 하니까요.
무언가 그 강도질... 아니 그 꽃다발은, 어딘가 용서받을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n-buna는 우리 대가리를 깨버립니다.
"소파도 꽃다발도, 강도질을 한 결과인데, 그것에 차이가 어디있지?"
"강도와 꽃다발이, 어디가 다른거지?"
제가 화자가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하나 있습니다.
첫째는 소파 강도와 꽃 강도가 같은 사람이여야, 작품의 메시지가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소파가 사러 가기 귀찮아 강도질을 하면서도, 죽어가는 아내를 위해 꽃다발을 강도질하는 강도.
이가 한 사람이 한 일이면 "강도와 꽃다발의 차이가 뭔지 모르겠다"라는 메시지가 더욱 강화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1절에서 있던 돈이 2절에서 없어지는 게, 자연스럽게 아내의 병과 연관지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3절과 2절의 인물이 같은 인물이니, 1절도 2절의 인물과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n-buna는 이 노래에서 "강도와 꽃다발은 이 부분에서 다르다"라던가, "강도와 꽃다발은 동일하다"던가라는 답을 내는 노래는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묻고있는, 질문하는 노래인 것 같습니다.